시지트로닉스 주가 전망
시지트로닉스 주가 전망 2025: 기술은 있는데 왜 주가는 바닥일까
2023년 8월, 반도체 관련 기대감 속에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한 기업이 있었다. 이름은 시지트로닉스(429270). 전력반도체와 ESD 보호소자, RF 통신소자, 광소자 등을 개발하는 중소형 특화 반도체 전문 기업으로, 상장 전부터 GaN 반도체 기술력을 내세워 전기차·AI·데이터센터 시장의 핵심 수혜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공모가 14,000원을 기록하며 화려하게 데뷔했던 이 회사는 불과 1년이 채 되지 않아 주가가 5,000원대까지 하락했다. 시장은 실적 부진, 유상증자 실패, 낮은 유동성, 미약한 수급을 이유로 외면했고, 투자자들의 신뢰는 빠르게 이탈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기술적으로는 국내 유일의 파운드리 기반 GaN 생산 가능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일부 제품군에서 흑자 전환 가능성이 언급되며 재평가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이 글에서는 시지트로닉스의 현재 위치와 향후 주가 전망, 그리고 실적과 기술, 산업 트렌드, 투자 전략까지 종합적으로 분석한다. 단기 차익을 노리는 투자자부터 중장기 가치투자까지 고려할 수 있도록 다각도에서 접근하며, 독자가 '지금 이 종목을 주목해야 할 이유'를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한다.
시지트로닉스는 어떤 회사인가?
시지트로닉스는 2008년 설립된 대한민국의 반도체 설계 및 제조 기업이다. 본사는 경기도 안성시에 위치하며, 회사명 ‘시지트로닉스(Segytronics)’는 ‘Semiconductor + Electronics’를 뜻하는 조어로 알려져 있다. 창업 초기에만 해도 단순 ESD 보호소자와 전력제어 소자 설계에 집중하는 팹리스 구조였으나, 2010년대 중반부터는 독자 생산 설비를 구축하며 본격적인 IDM(설계-생산 통합형) 시스템으로 전환했다.
2023년 8월 코스닥에 상장하며 처음 대중 앞에 이름을 드러냈고, 당시 시장에서는 ‘국내 유일 GaN 기반 전력반도체 양산기업’이라는 타이틀을 강조했다. 회사는 설립 초기부터 특정 분야의 틈새 기술에 집중해 왔고, 이는 매출 규모는 작지만 기술 자립도는 높은 기업으로 성장하게 된 배경이 되었다.
주력 사업 영역
시지트로닉스는 현재 다음의 다섯 가지 사업영역을 핵심으로 두고 있다.
1. ESD 보호소자
가장 오래된 제품군이자 가장 안정적인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영역이다. ESD는 'Electrostatic Discharge'의 약자로, 정전기 방전을 막기 위한 회로 보호 소자다. 대부분의 전자기기, 특히 반도체 칩은 정전기에 매우 취약하다. 시지트로닉스는 초소형, 고내압 구조의 ESD 보호소자를 생산해 스마트폰, 산업용 장비, 전자제품에 공급하고 있으며, 해당 시장에서 기술 안정성과 신뢰성을 인정받아 반복 수주 기반을 유지하고 있다.
2. Power 반도체 (MOSFET, IGBT 등)
전력 제어 및 변환을 위한 반도체로, 전기차 충전기, 배터리 시스템, 산업용 모터 제어기 등에 사용된다. 시지트로닉스는 저전력에서 고전력까지 다양한 범위의 파워 소자를 생산하며, 특히 GaN 기반 전력 반도체로 영역을 확장 중이다. 2023년부터는 650V급 GaN 트랜지스터 개발에 성공해 일부 고객사에 샘플 공급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3. RF 고주파 소자
RF(Radio Frequency) 소자는 고주파 신호를 처리하는 데 필요한 반도체 부품으로, 주로 5G 기지국, IoT 디바이스, 위성통신 등에 사용된다. 시지트로닉스는 국내 유일하게 RF소자와 전력반도체를 동시에 제조할 수 있는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희소성이 있다. 특히 저잡음 증폭기(LNA), RF 스위치 등의 제품이 자체 라인에서 생산되고 있으며, 향후 6G 통신 시장까지 염두에 두고 R&D가 지속되고 있다.
4. GaN 기반 전력반도체
가장 주목받는 성장축이다. 기존의 실리콘 기반 전력반도체는 열 발생량과 전력 손실이 커서 고효율 설계에 한계가 있었다. 이에 비해 GaN(Gallium Nitride)은 발열이 적고 고속 스위칭이 가능하여, AI 가속기 서버, 전기차 충전기, 고출력 드론, 항공우주 전력 시스템 등에 이상적인 솔루션이다. 시지트로닉스는 2023년부터 GaN FET(고속 트랜지스터)와 HEMT(고전자이동도 트랜지스터)를 중심으로 상용화를 진행 중이다. 다만 아직은 매출 기여가 미미하며, 기술 검증과 수주 확대가 필요한 시점이다.
5. 광소자(Photonic Devices)
마지막으로 주목해야 할 영역은 광소자다. LiDAR, 양자암호통신, 고속 데이터 인터페이스 등에서 활용되는 이 부품은 아직 국내에서도 상용화 사례가 많지 않다. 시지트로닉스는 조기부터 이 시장에 뛰어들어 850nm/1310nm급 VCSEL, 포토다이오드 등을 자체 개발하고 있으며, 향후 글로벌 수요가 폭발할 경우 공급 기반을 선점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단점은 수익화까지 시간이 필요하고, 수요의 가시성이 낮다는 점이다.
자체 생산라인 ‘M-FAB’의 의미
시지트로닉스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자체 생산시설인 M-FAB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M-FAB은 안성 본사 내에 위치한 미세공정용 반도체 팹으로, 6인치 웨이퍼 기반의 제조 공정을 수행할 수 있다. 대부분의 중소 반도체 기업들이 설계만 하고 외주 파운드리에 의존하는 것과 달리, 시지트로닉스는 핵심 소자의 내부 생산이 가능해 제품의 커스터마이징과 공정 통제에 유리하다.
이는 단기적으로는 고정비 부담이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수직계열화에 따른 원가 경쟁력과 기술 보안성, 납기 대응 능력 면에서 확실한 강점이 될 수 있다. 특히 국산화나 방산, 우주항공 등 보안이 중요한 프로젝트에서는 M-FAB 보유 여부가 입찰의 전제 조건이 되는 경우도 있어, 시지트로닉스는 이런 영역에서 기술 공급자로 진입할 기회를 기대하고 있다.
고객사 및 매출 구조
공식적으로 공개된 주요 고객사는 없지만, 업계 추정에 따르면 국내외 중견 전자기기 제조업체, 통신장비 업체, 전장부품 공급망 등이 다수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매출 구조를 보면 아직까지는 ESD 보호소자와 일부 파워소자에서 수익이 발생하고 있으며, RF·GaN·광소자는 매출 기여도가 미미한 수준이다.
다만 최근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부터는 GaN 소자 공급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고, 광소자 부문도 시험 생산을 통해 고객사로부터의 피드백이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시지트로닉스의 기술력은 어느 정도인가?
코스닥에 상장한 수많은 기술주들 가운데, 진짜 기술을 가진 회사는 얼마나 될까. 시지트로닉스는 그 질문에 대해 ‘기술로 증명하겠다’는 태도를 보인 기업이다. 설립 초기부터 단순 팹리스 모델이 아닌, 소자 설계 + 자체 공정 + 응용 기술의 삼박자를 갖춘 구조를 목표로 하며, 실제로도 꾸준히 기술 관련 투자와 특허 확보에 나서고 있다.
시지트로닉스가 주력으로 하는 영역은 기존 실리콘 반도체보다 난이도가 높은 분야다. 고속, 고전압, 고주파 특성이 요구되는 전력반도체나 RF소자는 미세한 설계 오류만으로도 전체 성능이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GaN 소재는 실리콘보다 공정이 훨씬 까다롭고, 소재 단가 자체도 비싸다. 이 때문에 기술 내재화가 되어 있지 않으면 사업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 회사가 GaN 소자의 상용화를 목표로 연구개발에 들어간 시점은 2019년으로, 당시만 해도 국내에서는 GaN 전력반도체를 상업화한 기업이 거의 없었다. 이후 3년 이상 개발을 거쳐 2023년에는 실제 고객사에 테스트 샘플을 납품했고, 현재는 수 개의 제품군에서 시험 생산과 성능 인증 절차가 완료된 상태다. 일부 제품은 KC 인증과 미국 FCC 인증 절차까지 마무리된 것으로 파악된다.
특허 및 기술지식재산(IP) 현황
기업의 기술력을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는 특허다. 시지트로닉스는 2024년 기준, 총 41건의 국내외 특허 및 출원 중인 IP를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은 전력반도체 소자와 RF 회로, 보호 회로 설계에 관련된 기술이며, 나머지는 광소자 및 GaN 공정 관련 기술이 주를 이룬다.
가장 핵심적인 특허군은 다음과 같다.
1. 고속 스위칭 GaN FET 구조 특허
전류 스위칭 손실을 최소화하고 발열을 줄이기 위한 트랜지스터 구조로, 기존 실리콘 MOSFET 대비 70% 이상 전력 손실을 줄일 수 있는 구조 설계에 관한 기술이다. 공정 수율과 단가 절감을 위한 패키징 기술도 포함된다.
2. RF LNA(Low Noise Amplifier) 설계 특허
저잡음 증폭기로, 고감도 수신이 필요한 통신장비와 위성장비에 필수적으로 쓰이는 회로. 시지트로닉스는 고속 잡음필터링을 위한 능동소자 배치를 설계했으며, 일부 설계 특허는 국내 대형 통신 장비 기업에도 기술이전 형태로 일부 적용된 바 있다.
3. ESD 다중 보호소자 구조
기존 ESD 소자의 한계였던 대전류 충격시 보호 불능 문제를 보완하기 위한 다중 경로 보호소자 기술이다. 스마트폰 및 통신모듈에 적용 가능하며, 반복 충격에도 보호기능이 유지되는 내구성을 확보한 구조다.
4. VCSEL 기반 광소자 설계 특허
LiDAR 및 고속인터페이스용 수직공진형 레이저에 관한 설계 특허. 광파장의 안정성과 신호 세기 제어 기술이 핵심이며, 향후 자율주행이나 3D 센서 등에서 활용 가능성이 높다.
반도체 공정기술 내재화 수준
시지트로닉스는 단순히 설계 기술에 그치지 않고, 실제 공정기술까지 자체적으로 내재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술 완성도가 높다. 이 회사의 M-FAB은 6인치 GaN-on-Si 공정 라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습식식각, 플라즈마 공정, 화학기상증착(CVD), 금속 증착, 웨이퍼 커팅 및 패키징까지 자체 처리 가능하다. 물론 대규모 양산체제는 아니지만, 중소형 로트 단위 생산에는 충분한 수준이다.
또한, 공정 자동화 수준이 높지는 않지만 모듈형 구조로 빠르게 공정 변경 및 소량 다품종 생산이 가능한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는 군수용, 항공우주, 맞춤형 통신칩 시장에서 오히려 경쟁력이 된다.
국내 경쟁사와의 비교
GaN 반도체를 표방하는 기업은 국내에도 여럿 있다. 대표적으로 아이아라, 뉴파워프라즈마, RFHIC 등이 있으며, 팹리스 기업으로는 자람테크놀로지, 실리콘마이터스 등이 경쟁 구도에 있다.
하지만 이들 기업 대부분은 설계 중심, 또는 일부 공정 외주를 활용하는 형태다. 시지트로닉스처럼 설계와 생산을 모두 보유한 구조는 드물다. RFHIC은 통신용 RF 증폭기에 특화된 반면, 시지트로닉스는 RF뿐 아니라 전력소자, 광소자까지 영역이 넓다. 아이아라는 GaN 기반 디지털 칩 개발을 시도 중이지만, 아직은 대규모 상용화 단계가 아니다. 결국 시지트로닉스는 기술 폭과 공정 자립도 면에서는 차별화된 위치를 갖고 있다.
기술의 상업화 가능성
기술이 좋다고 모두 돈이 되는 것은 아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얼마나 시장에서 이 기술을 구매하느냐는 것이다. 시지트로닉스는 현재 일부 소자에 대해 글로벌 고객사의 샘플 테스트를 통과했으며, 2025년 하반기부터는 일부 제품군에서 상용 공급이 시작될 예정이다. 특히 GaN FET 제품군은 전기차 충전기 기업 및 산업용 파워서플라이 제조사와 납품 계약 협의가 진행 중이다.
광소자 부문 역시 VCSEL 및 포토다이오드 제품이 통신장비 부품사에 납품 테스트를 받고 있으며, 국책 과제를 통해 자율주행용 LiDAR 모듈 시제품도 개발 중이다.
다만 이 모든 것은 ‘기술은 있으되 아직은 시장에서 본격 매출이 나지 않는’ 상태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이 기업을 평가하는 것은 어렵고,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 기술들이 얼마나 빠르게 매출로 이어지는지를 집중해서 지켜봐야 한다.
지금 반도체 시장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2023년부터 2025년 현재까지,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의 ‘과잉 재고 조정기’를 거쳐 다시 한 번 구조적인 재편을 앞두고 있다. 그 중심에 있는 것은 단연 인공지능(AI), 전기차(EV), 고속통신(5G~6G) 그리고 에너지 효율이다.
이 네 가지 분야는 모두 고성능, 고속, 고전압이 요구되는 특성이 있으며, 기존 실리콘 기반 반도체로는 기술적 한계가 발생하는 지점에 도달했다. 바로 이때 등장하는 것이 화합물 반도체다. 특히 GaN(Gallium Nitride)과 SiC(Silicon Carbide)는 각각 고속 및 고내열 전력 제어에 강점을 갖고 있어 기존 실리콘을 대체하는 소재로 빠르게 주목받고 있다.
GaN 반도체 시장, 폭발적인 성장기 진입
시장조사기관 옴디아(Omdia)에 따르면, 전력용 GaN 반도체 시장은 2023년 약 2조 원 규모에서 2030년 약 20조 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CAGR(연평균성장률)로 따지면 무려 30%를 넘는 수준이다. 특히 데이터센터, 고속충전기, 전기차 OBC(온보드 충전기), AI 가속기 장비에 적용되며 그 수요는 수직 상승하고 있다.
기존 실리콘(Si) 기반 전력 반도체는 고속 스위칭 시 발열이 크고 효율이 낮았던 반면, GaN은 전력 손실이 현저히 낮고 설계 자유도도 높아 전력 시스템 최적화가 가능하다. 이는 제품 크기와 무게 감소, 냉각 시스템 단순화로 이어져 제조비용 절감까지 유도하게 된다. 실제로 엔비디아와 구글은 자사 AI 서버의 전원부에 GaN 기반 파워칩을 적용 중이며, 미국의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대 정책에서도 GaN은 필수 소재로 분류되고 있다.
RF 고주파 반도체 시장과의 연계성
또 하나 중요한 흐름은 RF(Radio Frequency) 반도체 시장의 고성능화다. 기존 4G까지는 저주파 통신 기반이라 실리콘 기반 RF 회로도 가능했지만, 5G부터는 주파수 대역이 28GHz 이상으로 올라가면서 고선형성, 저잡음, 고속 증폭이 가능한 소재가 필요해졌다. 이 역시 GaN이 강점을 발휘하는 분야다.
시지트로닉스는 RF용 LNA(저잡음 증폭기), 스위치, 전력 증폭기(PA) 회로까지 포괄적으로 설계와 생산이 가능한 기업으로, 향후 통신장비 수요가 폭증할 경우 수혜 가능성이 크다. 특히 6G에서는 위성통신 기반 구조가 될 것이므로, 광대역 증폭기술은 필수 조건이 된다. RF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시지트로닉스는 이 시장에서도 교차 수혜를 받을 수 있는 구조다.
광소자 시장의 전략적 중요성
광소자는 아직까지 매출화된 시장은 작지만, 기술적으로는 양자통신, 3D 센서, LiDAR, 광컴퓨팅 등의 핵심 기술에서 빠질 수 없는 존재다. VCSEL, 포토다이오드, 고속 트랜시버 등은 데이터 전송 속도를 좌우하며, 광전변환 효율이 곧 통신 품질이나 거리 측정 정확도를 좌우한다.
시지트로닉스는 GaN 소자와 함께 광소자까지 생산 가능한 라인을 보유하고 있어, 단일 회사 내에서 전력제어·신호처리·광신호변환까지 가능한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러한 수직 통합형 기술 구조는 아직 국내 중소기업 가운데 흔치 않다. 특히 자율주행 시장이 확대되고, 국방·항공 쪽에서의 고정밀 광측정 장비 수요가 증가할 경우, 중소형 VCSEL 공급사에 대한 니즈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산업 정책과 수급 환경
2023년부터 대한민국 정부 역시 ‘첨단 반도체 특화단지’ 조성 계획을 발표하며, GaN·SiC 등 차세대 전력반도체에 대한 국책과제와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차세대 반도체 부문에만 약 5년간 1조 원 이상을 지원할 계획이며, 연구기관과 중소기업 간 협력모델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시지트로닉스 역시 이 과정에서 다수의 국책과제에 참여한 이력이 있으며, 실제로 양자통신 관련 소재 개발 프로젝트와 산업용 광소자 평가 모델 과제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러한 정책적 흐름은 단기적인 수주 증가로는 이어지지 않을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기술 사업화와 고객사 확보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기반이 된다.
글로벌 경쟁 환경은 아직 초기
현재 GaN 반도체를 상업적으로 생산하고 있는 주요 기업은 미국의 Navitas, 일본의 ROHM, Infineon, STMicroelectronics 등이 있다. 이들 글로벌 대형 기업은 주로 고전력 분야에 집중하고 있으며, 고성능 고전압 제품군은 여전히 소량생산에 머무르고 있다. 중소형 제품군, 특히 커스터마이즈된 모듈형 제품은 아직 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초기 단계다.
이는 시지트로닉스 같은 중소기업에게도 일정한 기회가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대형 기업들이 커버하지 않는 B2B 특화형 전력 모듈, 맞춤형 파워서플라이용 반도체, 산업용 RF 칩 등은 공급망 내에서 경쟁자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재무제표로 보는 시지트로닉스의 현재 위치
기술주를 바라보는 투자자의 가장 큰 고민은 늘 같다. “기술은 있는데, 돈을 버는가?”
시지트로닉스 역시 마찬가지다. 기술력에 대한 기대는 크지만, 실제로 얼마를 벌고 있고, 앞으로 얼마를 벌 수 있을지는 다른 문제다. 실적은 곧 투자자의 신뢰를 좌우하는 핵심 기준이다.
시지트로닉스의 재무 실적은 그동안 한 마디로 말해 ‘저성장·적자 지속’이었다. 상장 전에는 연 매출 100억 원 언저리를 오르내렸고, 영업이익은 수년 간 적자를 기록했다. 2023년 상장 당시 발표된 사업계획서에서도 흑자전환 목표 시점은 2025년 이후로 설정돼 있었다.
2023년 연간 실적은 매출 125억 원, 영업손실 54억 원, 당기순손실 58억 원이다. 매출은 전년 대비 소폭 증가했으나, 손실폭도 함께 커졌고, 이는 상장 초기부터 주가가 하락한 주된 이유 중 하나였다. 많은 투자자들이 “기술보다 중요한 건 돈”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2024년 상반기: 구조조정과 실적 개선 신호
2024년에는 변화를 위한 구조조정이 이루어졌다. 우선 일부 비효율적 제품군의 생산을 중단하고, 고수익 제품군 중심으로 공정 효율을 조정했다. 또한, 인건비와 고정비 비중이 높은 공정단계의 외주화를 확대하면서 제조원가율이 다소 개선되었다.
그 결과, 2024년 하반기부터는 영업손실 폭이 줄어들기 시작했고, 일부 분기에서는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됐다. 2025년 1분기 잠정 실적 발표에 따르면 매출은 약 26.9억 원, 영업이익은 약 +15억 원을 기록하며 의미 있는 흑자 전환 신호를 보여줬다.
물론 이 수치는 전체 연간 기준으로는 아직 확정된 턴어라운드를 의미하진 않는다. 1분기의 실적이 계절적 수요나 특정 고객사의 일회성 발주에 기인한 것인지, 아니면 구조적으로 개선된 결과인지는 향후 2~3개 분기 연속된 수치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
비용 구조 분석
시지트로닉스의 비용 구조는 전형적인 기술 중심 제조기업과 유사하다.
- 매출원가율은 평균 60%~75% 사이로, 제조업체로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이는 소량 다품종 생산 중심의 Fab 구조와 낮은 가동률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공장 가동률이 80%를 넘어설 경우 원가율은 급격히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 판관비 비중은 전체 매출의 약 20~25% 수준이다. 이 중 상당 부분이 R&D 비용으로 집계되고 있으며, 개발인력 유지비와 테스트 비용이 포함된다. 비효율적 지출로 보기 어렵지만, 매출이 늘지 않으면 비용 부담은 여전히 클 수밖에 없다.
- 감가상각비는 연간 약 10억 원 내외로, M-FAB 시설 투자에 따른 고정비의 영향이다. 초기 설비 투자금이 이미 반영되어 있기 때문에, 향후 몇 년간은 추가 설비 투자 없이도 매출이 증가하면 영업 레버리지는 꽤 빠르게 발생할 수 있다.
유동성 및 자본 상태
2024년 기준, 시지트로닉스의 유동자산은 약 200억 원, 유동부채는 약 150억 원 내외로 추정된다. 유동비율은 130% 수준이며, 현금성 자산은 30억 원 안팎으로 유지되고 있다. 다만, 현금흐름표 상으로는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계속해서 마이너스를 기록해왔고, 이를 버티기 위해 2023년 이후 수차례 유상증자, 전환사채 발행 등의 자금조달이 이루어졌다.
2024년 1월 유상증자 계획이 발표됐지만, 실제 청약률은 60% 내외로 미달되었고, 잔여 주식은 인수기관이 소화했다. 이 과정에서 주가가 추가 하락했고, 투자자들 사이에 “추가 유증이 나올 수 있다”는 불안감이 퍼졌다. 이는 시지트로닉스가 반드시 실적을 통해 유증 없는 경영을 증명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부채비율과 재무 건전성
전체적인 부채비율은 약 100120% 사이로, 제조업체로서는 과도하지 않지만, 문제는 수익을 내지 못하는 상태에서의 부채라는 점이다. 이자비용은 연간 약 68억 원 수준이며, 이에 대한 이익 커버리지 비율은 1 미만으로 장기적인 재무 구조 개선이 필요하다.
자본잠식 우려는 아직 없지만, 장기간 적자가 지속된다면 이 역시 중장기 리스크로 떠오를 수 있다. 반면, 2025년 중 실적 턴어라운드가 확정되면 부채비율은 빠르게 개선될 수 있는 구조이기도 하다.
요약: 숫자는 거짓말하지 않는다
시지트로닉스는 여전히 '수익성이 완성되지 않은 기술주'다. 기술은 있지만, 이를 통해 꾸준한 현금을 창출하는 단계는 아직 아니다. 그러나 최근의 실적 흐름을 보면, 방향성만큼은 분명히 개선되고 있다.
특히 2025년 1분기의 흑자 전환은 그간의 구조조정이 효과를 내기 시작했다는 신호일 수 있으며, 향후 2~3분기 연속 영업이익이 유지된다면 시장의 신뢰는 다시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
다음 6부에서는 실제 주가 흐름과 수급, 차트 상의 기술적 포인트를 정리하여, 어떤 가격대에서 매수와 매도를 고려할 수 있을지를 분석해보겠다. 계속해서 이어서 작성하겠습니다.



























































